같은 회사 다른 문화 - 나라별 지사의 다른 조직 문화
같은 회사 다른 문화 - 나라별 지사의 다른 조직 문화
나와 같은 일을 하지만 다른 나라에 Base를 둔 동료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확실히 한국의 조직문화가 상대적으로 경직되어있거나 보수적이라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한국 내에서는 전형적인 외국계 기업이라며 수평적인 문화가 갖추어져 있다고 평가되어지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호주나 싱가폴 지사와 비교하면 한국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제 생각엔 한국에서는 매니저(상사)에게 많은 권한이 있으며 매니저는 그 권한을 기반으로 직원들을 제한하거나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을 보면 매니저는 주어진 권한 안에서 직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매니저(팀장)라는 역할의 기본전제가 한국에서는 '윗 사람' 과 같은 개념이라면 외국 매니저들은 '업무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모든 한국 매니저들이 그런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 또한 정말 좋은 매니저와 일해봤던 경험도 있어서, 매니저가 좋기 시작하면 한국인 매니저 만큼 좋은 경우도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의 지사보다 조직의 자율적인 분위기가 덜한 한국 지사를 보면 특정인 1-2명의 문제라기보다 전반적으로 리더십 스타일이 올드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직원이 재택근무를 요청해온다면 한국 매니저의 반응은 통상 "왜 재택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일을 처리 할 것인지, 업무에 문제가 생기는 걸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 등을 묻고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정당하다고 판단이 될 때 재택근무를 승인합니다. 외국인 매니저도 재택 근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묻겠지만 어떻게 일을 처리할지에 대한 부분인 직원 본인의 몫이며, 업무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그 때가서 다시 또 방안을 생각해본다는 뉘앙스를 많이 느낍니다. 이런 사소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같은 회사지만 다른 조직문화를 느끼곤 합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보다 더 경직된 조직문화를 종종 보이는 곳은 일본입니다. 보통 글로벌 회의를 할 때는 한국인들을 서로의 이름을 부릅니다. 모두가 영어로 회의를 할 때는 '팀장' '부장' 등과 같은 직함을 따로 붙이지 않고 이름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 동료들을 보면 글로벌 회의에서도 서로에게 'San'이라는 말을 붙여서 부르곤 합니다. 영어로 대화를 할 때도 존칭을 붙여서 사용하는 것을 보면 때때로 한국보다 더 경직된 문화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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