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인사담당자의 일상을 시작하며
외국계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꿈꾸는 분들에게 현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저의 일상을 글로 써보고자 합니다.
CHRO 되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그 길은 멀기만 합니다. 나름 소소하게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순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현실과 업무들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나날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업무량이 많지는 않아서 블로그 글을 짬짬이 쓸 틈도 있습니다만, 사실 외국계 HR은 대부분이 그렇듯이 굉장히 타이트한 인원으로 운영되며 한 사람의 골수까지 뽑아서 회사를 굴리는 구조입니다. 이상적으로는 직원 80~100명당 HR이 1명은 있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100-150명당 1명이 있는 수준이고, 그보다 못한 경우도 허다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HR은 채용이나 교육팀을 제외한 순수 HRM을 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게다가 노동법은 매년 바뀌고, 연중에 바뀌기도 하는데 그걸 다 따라가기 위해 조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제도를 정비해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부분의 직원은 HR이 꿀을 빠는 것 같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상은 직원들의 수족이 되어 온갖 잡일을 하는 부서이다보니 죽을 맛입니다. 물론 CHRO 정도급이 되어서 큰 그림을 보면 회사의 비전을 실현하고 인재상에 맞는 사람들을 육성하며 보다 좋은 복리후생과 업무 환경을 개선해나가는 일을 하는 곳이지만, 실상은 그걸 만들어내기 위해 직원들에게 서명 받고, 동의 받고, 불만이란 불만을 다 몸빵으로 쳐내는 직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HR을 계속하는 이유는 그렇게 욕을 먹은 다음 좋은거 하나 만들어 내면 좋아해주는 직원들과, 그들이 때로는 저의 공을 인정해줄 때 받는 박수가 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루하루 일은 힘들어도 반년, 1년, 2년이 지나서 내가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 이뤄낸 성과들이 쌓여있고, 그걸 통해서 얻는 성취감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지금 내가 뭘하고 있는 것인가'하는 현타가 아주 자주 오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내가 했던 작은 업무 하나가 조직의 발전에 기틀이 되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직무이기도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회사에 엥간한 직원이 저를 다 알고 있다는 왠지 모를 존재감이 이 직무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건 뭐 사실 부수적인 거고 어쩔 땐 오히려 악으로 작용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외국계 인사팀에서 일하며 많은 사람들도 봤고 여러가지 일도 해봤고 회사도 몇군데 다녀본 경험을 기반으로 현실적으로 HR담당자가 어떤 일들을 하고 어떤 때 힘든지(아마도 힘든 것 위주로 올릴 것 같은 느낌?ㅋㅋㅋ)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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