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파견직 계약직 대우와 차별
외국계 기업에서 파견직 및 계약직 대우와 차별
외국계 기업에서 파견직/계약직으로 근무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어떤 차별과 대우를 받는지에 대해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보통 정상적인(?) 사람들이 있는 팀에서는 기본적으로 차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파견직이나 계약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거나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자체가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회사 전체에 그런 분위기가 만연하다면 그 회사 역시도 구시대적 사고가 깊숙히 자리 잡힌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10년 전 처럼 대학 졸업장 하나만 있어도, 토익이 없거나 600-700점만 있어도 취업하던 시대는 진작에 사라졌습니다. 요즘 파견직,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사람들 중에 서울에 상위권 대학 졸업하고, 토익 900점 넘으며, 각종 컴퓨터 자격증 및 적정한 수준의 GPA(학점) 갖고 있는 사람들 널리고 널렸습니다. 저는 최근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사람들 중에 어디 모난데가 있어서, 남들 공부할 때 놀아서 파견직이나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 본 적이 없습니다. 다들 스펙이란 스펙 다 갖고 있는데, 하고 싶은 분야가 뚜렷해서 그 목표를 향해서 가기 위해 파견직/계약직을 과정으로 삼는 사람들이지, 여엉부영 아무데서나 일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 잘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사실상 외국계 기업에서 파견직이나 계약직에 대한 차별이 거의 사라지다 싶이한 것은 오래입니다. 그래도 아직도 옛날과 같은 사고가 남아 있는 회사들이라면, 일부 제조업(지방에 공장이 있는 등)이나 한국에서의 업력이 오래된 회사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직의 연령층이 많고, 소위 말하는 꼰대라고 생각될 수 있는 연령층이 많은 회사에서는 그 옛날 모든 직원이 정규직이던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지 파견직과 계약직 차별을 둡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일부 국내 대기업과 합자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외국계 기업(한국 기업 지분 50% 외국 기업 지분 50% 정도 같은 식)이나, 한국에 들어오면서 국내 기업이 인수합병을 한 형태의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조직에 50대 이상인 분들이 보통 많습니다. 그 분들이 20여년 전에 한국기업으로 입사하셔서 존버하신 뒤, 지금까지 남아 있다보니 회사가 외국계가 된 경우인데, 외국계 기업에 다니시지만 영어를 한 마디도 잘 못하시는 분들이 있기도 합니다.
대우와 차별의 종류
만일 회사에서 계약직이라고 대우에 차별을 준다면 가장 기본적인건 복리후생입니다. 예를 들면, 자녀 학자금 지원이 정규직 직원들에게만 되고, 계약직 직원에게는 해당이 안된다는 등이 예시일 것 같습니다. 그 외애도 정규직의 경우 본인 결혼 때 50만원의 축하금을 주지만, 계약직에게는 주지 않거나 금액을 조금만 준다거나 할 수도 있고, 정규직은 명절 때 선물로 10만원 상당의 자사 제품을 받지만 계약직들은 5만원 상당의 자사 제품을 주는 식의 차별을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 외국계 회사들은 직계약직에 대해서는 이런 복리후생의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관습적으로 정규직과 계약직에 대한 복리후생에 차별을 두는 회사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파견직의 경우 소속된 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복리후생을 동일하게 받지 못하는 것을 차별이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파견직이라 함은 내가 소속한 회사는 A인데, 실제 근무하는 회사는 B인 형태로, 근로계약서를 A회사와 체결하고, 급여와 복리후생도 A회사로부터 받는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 내가 소속한 A회사에서는 생일이 되면 선물로 현금 10만원을 주는데,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회사인 B는 직원들에게 생일 선물로 상품권 10만원을 준다고 해봅시다. 이럴 때 나는 근로계약서를 체결한 A회사에 속한 직원이기 때문에, 생일이 되면 현금 10만원만 받는 것입니다. 상도덕 상의 이유로 B회사에서도 나에게 상품권 10만원을 줄 수도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그냥 도의적인 차원에서 B회사가 챙겨준 것이지 법적의무가 없으며, 형평성에서 어긋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이 감정적으로 내가 물리적으로 일하는 회사에서 차별을 받는 다는 듯한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건 차별이라고 하기는 조금 애매한 것입니다. 왜냐면 반대로 B회사 직원들이 생일이라고 해서 A회사에서 현금 10만원 주지는 않으니깐요. 이게 약간 파견직으로 일한다는 것의 서러움?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저같은 경우는 제가 소속했던 파견회사는 제 생일 때 상품권을 줬는데, 오히려 물리적으로 일했던 회사에서는 직원들 생일을 챙겨주는 것이 없었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받지 못하는 상품권을 저는 생일이랍시고 받은 것이죠.
복리후생에 대한 차별 외에는 인권(?)에 대한 차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규직들의 사원증 띠는 파란색인데, 계약직은 초록색이고, 파견직은 노란색인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규직들 사원증에는 사진이 들어가고 계약직/파견직 사원증엔 사진이 들어가지 않는 다던가, 사내 메신저에서 정규직들은 빨간색 불이 들어오는데, 계약직/파견직들은 회색 불이 들어온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사실 이런 차별을 왜 두는지 아직까지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만, 굳이 이런 식으로 아는 사람들은 다 알 수 있게 차별을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파견직 및 계약직에 대한 차별 참아야 할까?
파견직/계약직으로 입사할 생각을 굳히고나면, 저런 차별 대우 쯤이야 감수해야지!라고 마음 먹고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당해보면 정말 기분 나쁠 수 있습니다. 그나마 복리후생이나 메신저, 사원증 색깔과 같이 눈에 띄는 것들로 차별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좀 무뎌지는 것도 있을 겁니다. 제 생각에 이런 차별은 그래도 뭐 견뎌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계약직과 파견직들도 모두 같은 상황이니 서로 동지애를 느끼며 의지하고, 이런 식으로 제도가 형성되어 있는 회사 욕하다보면 좀 극복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을 차별하는게 진짜 별로 입니다. 예를 들면, 뭐 하나 실수했을 때 "넌 그래서 정규직 되겠니?"나 "그래서 너가 계약직인거야"라는 등의 몰상식한 발언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설프게 걱정해주는 척 하는 사람들, "왜 계약직 하는거야?", "계약 기간 끝나면 뭐할거야?", "ㅇㅇ씨도 빨리 안정적인 직장을 잡아야 할텐데"라는 등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거 솔직히 받아치기도 애매하고, 정말 운 좋으면 내가 이 회사에서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참아야 할텐데, 이런 말하는 사람들 있는 회사라면 그냥 그만두고 다른데 계약직이나 파견직으로 가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미 뭐 1년 이상 근무한 상황이시면 2년 채우시고 이직 하시면 되겠지만, 시작한지 3개월 이내면 그냥 없었던 일인셈 치고 새롭게 어디 이직하시는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런 말 하는 사람들이 특히 같은 팀에 있으면, 나중에 정규직 된 다음에도 "ㅇㅇ씨 옛날에 계약직일 때 ~~~"부터 시작해서 "넌 정규직되면 변할 줄 알았더니~" 등과 같은 드립을 치고도 남을 사람입니다. 설사 저런 말하지 않더라도 그 인성이 어디 안가기 때문에 그냥 그런 사람 있는 회사는 믿고 거르시는게 정신 건강에 이롭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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